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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박범진

"찾았습니다. 생명체가 있는 행성."

생존과 함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는,

희망과 기대감이 어려 있었지만 동시에 걱정과

묘한 떨떠름함이 섞여 있었다.

"드디어 희망을 찾았는데 목소리가 왜 그래요?"

"물도 산소도 그외 자원도 풍부하지만.."

그가 잠시 입을 다문 듯 신호가 느릿하게 이어진다

​"원시 지구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시 지구요?"

"네. 강과 호수엔 맑은 물 대신 마그마가 떠다니고. 화산 폭발이 주기적으로 일어납니다. 게다가 무슨 알수 없는 거대 생명체들도 돌아다녀요."

문명의 재건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어 들리는 그의 웅얼거림에,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완벽한 행성을 찾는게 더 어려울 겁니다. 화산의 피해가 닿지 않는 곳을 찾아보고, 우주선에 연락을 취해보세요. 저도 보고하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이내 신호가 끊긴다.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한번 한숨을 깊게 뱉었다. 설마 지금같은 문명을 다시금 이룩하려면 수천만년이 지나야 하는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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