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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박범진
"찾았습니다. 생명체가 있는 행성."
생존과 함께 행성의 상태를 보고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담담하려 애쓰지만 숨길수 없는 흥분이 어려 있었다.
"어떤 유형의 생명체이지요?"
"식물. 몇 포기 난 정도가 아니라 우거진 숲입니다."
"다른 동물이나 지적 생명체는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당신들의 업적을 깎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외계 행성인만큼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 그 점만은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물론이지요. 조만간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예, 그럼."
보고가 끊긴다. 드디어 지구를 대신할수 있는 행성인가?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니, 괜히 미리부터 난리를 치기보다는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다. 샴페인은 분위기가 가장 무르익었을 때 따야 하는 법이지.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도, 식물을 제외한 어떤 동물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당장 과거 지구의 열대우림만을 생각하더라도, 작은 벌레부터 소동물까지 쉴새없이 나오던 생명의 보고가 아닌가.
별 일 없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 부정을 탈 뿐이니, 나는 마저 하던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바라건대 내 기우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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