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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어요.
어떠한 의심도 없이 사랑했어요.

의심할 여지를 그 남자가 주지 않았어요.
거짓된 사랑이었어도, 나에겐 사랑처럼 느껴지도록 했으니까요.

처음엔 나에게 그러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내가 그 남자에게 사랑에 빠진 거 아니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참 이상해지더군요.

사랑한다는 증거를 몸에 남겼어요
멍으로요

그 남자만 빼고 세상 사람들은 다 알 거예요
그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요

나는 도망치려고 했어요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은 안 되더라고요

근데 어느 날 지인이 제 얘기를 듣고 그러더군요.
“그런 사람이랑 왜 사귀어?”

참 멋진 해결책이죠?
멋진 위로고요.

난 처음에 내가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모두 그렇게 바라보니까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말이에요
내가 이상한 게 아녜요

그 새끼,
그리고 내 잘못으로 치부하는 새끼들이 이상한 거죠

안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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