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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박범진

"이곳에 정착하자"

우리는 이곳에 정착하기로 했다.

행성에 정착할 탐사대원을 자진해서, 혹은 선별해서 고르고.

작은 우주선에 태운 뒤 행성으로 돌입시킬 차례이다.

 

이 끝에 무엇이 있을지,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알수 없다.

그저 허망하게 기도를 올리는 것이 할수 있는 전부이다.

이 순간에도 기도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우습지만.

신이시여. 지금 당신의 품에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에게

부디 아주 작은 축복을. 포기하지 않을 미미한 희망을.

식물의 종자나 유전자 샘플, 그외 문명 재건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최신 로봇이나 도구들을 챙겨 우주선에 탑재시킨다.

무섭지 않느냐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끝없는 무력함 속에서 꿈 속을 헤매는 것보단 나으리라.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믿었다.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흥미진진한 시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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