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러 : 김주원
STAY
qs-1은 처음과 달리 이 행성에 대한 호감도가 완전히 떨어진 듯 보였다.
반대로 dt-2는 행성에 대한 궁금증과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정착하기를 바랐다.
“네 마음이 갑자기 바뀐 이유가 뭐야? 정착하고 싶어 안달나보였는데.”
“헛소리 좀 그만해. dt-2, 너야 말로 정착하고 싶은 이유가 뭔데?”
dt-2는 자신이 한 소녀를 만나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qs-1에게 전해주었다.
이곳 행성은 지구와 많이 비슷하지만,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그들 자신이 어떻게 존재를 하게 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dt-2, 우리는 지금 인간들이 살 행성을 찾고 있어. 그들의 존재 따위를 찾아줄 필요는 없다는 얘기야.”
dt-2는 냉정해진 qs-1의 모습에 조금은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저 자식, 왜 갑자기 태도가 저렇게 달라진 거지?
아까 내가 방을 잠시 나갔을 때, 릴리와 qs-1은 무슨 얘기를 나누었던 걸까?
“릴리랑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지?”
“값어치 없는 얘기야.”
“흠, 보아하니 행성에 관한 질문보다는 그 여자에 관한 질문을 했나 보군.”
“그런 거 아니래도.”
“너무 질문을 많이 해서 까이셨나?”
“제발 좀 닥쳐!”
dt-2는 낄낄거리며 다른 공간으로 벗어났다.
qs-1은 계속해서 떠오르는 그녀의 깊은 눈을 감겨버리고 싶다는 충동만 계속해서 들 뿐이었다.
dt-2는 우주선에 이 행성에 남아 더욱 조사를 해보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우주선에서 응답이 왔다.
‘필요한 여건은 다 갖추어져 있나?’
‘이 행성은 hidden planet이라 불린다. 이곳에는 인간과 매우 비슷한 생명체 12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지구와 다른 점은 빛이 없어 낮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 산소가 없다는 점이다.’
‘산소가 없다는 것은 너무 큰 결점이다. 그래도 계속 머무르겠는가?’
dt-2는 qs-1이 hidden planet에 머무르기 싫어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씩 웃으며 신호를 보냈다.
‘머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