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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박범진

그곳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림자 뿐이었다.

​불빛을 키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로 짙은 어둠은, 질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꾸덕하고 농밀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는 뭐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다.

"하하.. 기분탓인가. 누가 쳐다보는 것 같지 않아?"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시덥잖은 농담을 하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그 어디에도 일행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새까만 악몽에 잡아먹힌 것처럼.

​"이런 제기랄... 에이미! 파크! 로울! 망할, 장난치지 마!"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돌아오는 것은 괴기할 정도의

고요함과 나를 옥죄여오는 그림자 뿐.

​이런 곳에서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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