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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스토리텔러 : 김주원

qs-1과 dt-2는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한껏 몸이 경직됐다.
탐사선을 두드리는 누군가는 안에 기척이 없자 다시 한번 두드렸다.
qs-1은 외부의 카메라를 통해 ‘릴리’가 찾아왔음을 알았다.

“릴리야.”

qs-1은 더욱 긴장했다. 또 한 번 릴리의 눈이 생각났다.

“dt-2, 나가지 않는 게 좋겠어.”

dt-2는 qs-1을 빤히 쳐다보았다가 나갈 채비를 하였다.

"겁이 나나?"

"우리를 죽일거야."

qs-1은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dt-2는 무표정으로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지겹지도 않나? 저 수집품을 위해 계속 시간을 들이는게?"

"난, 저 수집품을 살려두는 게 좋단 말이야!"

​"저걸 평생 살린다고? 언젠간 죽여야 해. 지금 처리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는 거 알잖아?"

qs-1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든 걸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dt-2에게 리스크란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 그의 본능적인 qs-1의 살인이 계속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dt-2의 합리적인 판단, 대처를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둘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수집품 모으기를 계속 할 수 있었다.

dt-2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탐사선 밖을 나섰다.

 

qs-1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 직감이야. 가지 않는 게 맞단 말이야.

네가 뒤지면 나도 끝이야. 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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