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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김주원

그녀가 동생 생각으로 가득 찬 잠이 들었을 때였다.

 

“유영씨”

눈앞에 조도현이 바라보고 있었다.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
“⋯⋯, 난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닥쳐⋯⋯.”
“내 얘기를 들어줘요.”
“대체, 정체가 뭐야?”
“난 조도현이에요.”
“누가 그딴 거 물었어? 너희 둘 뭐냐고!”

 

달빛에 비친 그의 모습은 눈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차분한 그의 모습에 ‘이성’이겠구나 싶었다.

 

“나에겐 하나의 자아가 더 존재해요.”

 

그는 그녀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꿇었던 무릎을 곧게 폈다.
그리곤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손으로 거울을 더듬으며 말을 이었다.

 

 

 

 

 

 

 

 

 

 

 

 

 

 

“그 놈은 살인하는 게 본능이에요.”

 

달빛이 조금 더 조도현의 얼굴을 비추었다.

 

“나는 그 자식의 더러운 짓을 막으려 해요.”
“거짓말은 집어치워. 넌⋯⋯. 내 동생을 죽이려는 생각을 하고 있어.”
“그건 거짓말이에요. 나에겐 다 생각이 있다고요.
본능을 잠재우기 위한⋯⋯.“

 

거울과 마주 보고 있는 조도현은 고개를 푹 떨구었다.
유영은 주변의 흉기를 찾아보았다.

 

내가 지금 그냥 죽여버릴까.

 

아니야, 섣불리 행동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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