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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무언가를 바라고 상상하는 순간, 그것의 가장 끔찍한 형태가 내 눈앞에 펼쳐지고 실제로 움직인다는 것을.

이 행성은 내 악몽이 그대로 실현되는 공간.

​어떻게든 상상을 그만두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악몽은

점점 나를 옥죄일 뿐이었다.

나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우주선에 연락했다.

누구든 좋아. 누구든 좋으니 제발 악몽에서 끄집어내줘. 이 악몽을 끝내줘. 나는 아직 여기 살아있으니까.

지구에도 연락을 취한다. 하지만 신호만 갈 뿐이다.

나를 도와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깨지 않을 악몽에서 영원히 살아갈 일만 남았다. 

나는 대체. 나는. 나는. 나는 이제.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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